빼다박다? 빼쏘다? 23.1.29

“아들의 생김새가 아버지를 꼭 빼다 박았네.”라는 말을 종종 씁니다. 

여기 빼다 박았네라는 말은 빼쏘다는 말의 전라도 사투리라 합니다. 그러니까 꼭 빼닮았다는 표준어가 “빼쏘다”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쓰는 말은 빼쏘다는 말보다 빼다박다는 말이 더 자연스럽고 편합니다. 

어느 것을 써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닮는 것은 좋은 의미로 쓰이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한문을 가르쳤던 선생님을 참 좋아했습니다. 

어느 정도 좋아했느냐 하면 선생님의 말투나 표정을 그대로 흉내낼 정도였습니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반 친구들은 한문 시간이 끝나면 어김없이 날 더러 선생님 흉내를 내 보라고 졸라대곤 했습니다. 

그러면 난 헛기침을 한 번하고서는 선생님의 흉내를 그럴듯하게 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납니다. 

자식은 부모를 닮고, 제자는 스승을 닮고, 교인은 교역자를 닮습니다. 

어디 닮으라 해서 닮겠습니까? 보고 들으면서 저절로 몸에 익혀진 까닭일 것입니다. 

문제는 좋은 점이 아닌 나쁜 점까지 닮는 데 있습니다. 

성경에는 좋은 사람, 좋은 일, 바람직한 말씀만 기록되어있지 않습니다. 

때로는 나쁜 사람, 나쁜 일, 바람직하지 않은 것들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한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런 것에서 반면교사(半面敎師)로 삼으라는 뜻일 것입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 그는 믿음의 사람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초반기에는 믿음의 실패(?)도 있었습니다. 

기근을 피해 애굽으로 내려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아내 사래를 누이라 속이기까지 했습니다. 

이처럼 믿음의 사람이라 할지라도 실수할 수 있고 실패할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아브람의 실패에서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은 것은 

고난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것과 그 고난을 대처할 때 반드시 하나님께 묻고 인도함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