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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임 받을 때가 행복합니다
그렇게도 뜨거웠던 폭염의 기세도 하나님의 시간 앞에 한풀 기가 꺾이고 있습니다. 여름에 즐겨 입는 셔츠 중에 꽤 오래 전에 샀던 옷이 하나 있습니다. 해수로 보면 벌써 이십 년이 훌쩍 넘긴 듯 싶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즐겨 입는 데는 그마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옷이 너무 편하다는 것입니다. 품이랑 착용감이 너무 좋다는 것이죠. 둘째는 오랜 세월에도 디자인이 식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안하다는 것이죠. 셋째는 변형과 변색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옷감이 좋다는 것이죠. 마지막 넷째는 이게 정말 중요한 데 사랑하는 아내가 사준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소중하다는 것이죠. 셔츠 하나도 그러한데 하물며 사람은 어떨까요? 사람도 그렇게 유익하게 쓰임 받는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입니다. 쓰시는 분이 하나님이라면 말입니다.
그런데 세월 앞에서 우리는 자꾸 쪼그라듭니다. 뜨거운 열정도, 헌신도, 믿음도 자꾸 작아져 갑니다. 그러다 쓰임 받을 자리마저 없어지고 맙니다.
누구나 인생을 마칠 때가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그 순서는 아무도 정할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아십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날이 다가옵니다. 그때 우리는 우리의 살아온 길을 돌아봅니다. 잘 살았왔는지 아니면 잘 못 살아왔는지를 말입니다. 잘 살았다면 그날이 너무 행복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행복은 그날 갑자기 생겨나지 않습니다. 이 땅에서 여전히 쓰일 곳이 있고 또 쓰임 받고 있다면 그때가 가장 행복할 것이고 그 행복이 쌓여 그날의 행복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나를 쓰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라면 나이를 떠나 끝까지 쓰임 받는 것 그것이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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