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초 차로 날아간 금메달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이 15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끝이 났다. 

이번 게임을 위해 수많은 선수들이 그릇으로 다 담을 수 없는 땀방울을 흘렸으며 

아름다운 결과를 얻어냈다.

그 가운데 10월 2일에 열렸던 남자 3천 미터 계주 결승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너무나 감격적이어서?

그랬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너무나 허탈해서였다. 

결승전에 임한 세 선수(최인호,최공호,정철원)는 혼신의 힘을 다해 역주를 펼쳤다. 

마지막 바퀴째를 돌 때까지만 해도 선두로 달렸기에 금메달은 따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였다. 

마지막 주자였던 정철원역시 철썩같이 믿었다. 

자신이 결승선에 제일 먼저 도달하리라고.

그래서 그 마음 안에 금메달이라는 기쁨과 감격, 

거기서 더 나아가 금메달 선수에게 주어지는 병역 면제라는 특혜의 기쁨이 

너무나 커서 그 기쁨에 도취된 나머지 결승점 코 앞에서 굽혀 달리던 허리를 쭉 펴고 

두 팔을 치켜들며 만세를 불렀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대한민국에 금메달을 따는 줄 알았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뒤에서 달리던 대만 선수가 번개같이 발을 앞으로 쭉 뻗는 것이 아닌가? 

0.01초였다. 눈 깜짝하는 시간보다 더 짧은 시간이었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금메달은 순간적으로 은메달로 바뀌어졌다. 

방심이 부른 참사였다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우리의 신앙도 그렇지 않을까? 

잠시의 방심, 이번만이 끝이 아니야. 다음에 또 있잖아.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 방심의 끝은 참혹하다. 금메달이 은메달이 되듯.  

깨어 기도하라는 말씀이 귀에 맴돈다. 

“이러므로 너희는 장차 올 이 모든 일을 능히 피하고 인자 앞에 서도록 항상 기도하며 깨어 있으라”( 눅 2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