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발을 먼저 담그는 것입니다 .

참으로 오랜 기다림이었습니다. 그동안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포기할 뻔한 일도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돌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이를 악물고 참고 견뎠습니다. 그렇게 흘러보낸 세월이 사십 년입니다.

드디어 목적지가 눈 앞에 있습니다. 이제 이 강만 건너면 됩니다.

평소 강을 보면 강폭도 넓지 않고 흐르는 물의 양도 많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쯤이야 건너는 것은 땅 짚고 헤엄치기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뭔 일입니까? 막상 강을 건너려고 하니 강물이 넘쳐났습니다.

그새 우기가 되어 강물이 불어난 것입니다.

“아뿔싸, 이게 뭔가? 물이 왜 이리 불어났어? 이거 건너지 못하는 거 아냐”

뒤쪽에서는 얼른 건너라고 소리까지 질러댑니다.

“아 좀 가만히 있어. 누군들 안 건너고 싶어? 소리를 지른다고 저절로 건너지는 게 아냐”

범람하는 강물을 보고 아무도 먼저 강에 발을 들여놓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앞으로 나섭니다. 어깨에는 궤를 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그분께 나아가 제를 지내는 사람들입니다.

엄격히 통제되고 절제된 삶을 살았습니다,

그래서 자유롭지만 자유를 맘껏 누릴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한발 한발 걸음을 옮기더니 마침내 강물에 발을 담급니다.

쿵덕쿵덕 한 발을 옮길 때마다 심장은 더 크게 뛰었습니다.

“이래도 되는 거야? 우리만 괜히 물에 빠지는 것 아냐?”

“아냐, 그럴 리 없어. 발을 담그면 물이 끊어진다고 했어”

“그래 맞아. 그러셨어. 물이 끊어진다고. 우리는 믿고 가야해”

“그래 믿고 들어가자”

그렇게 궤를 멘 사람들 넷은 한 마음이 되어 믿음으로 발을 강물에 담갔습니다.

네 사람의 발이 물에 다 잠기는 순간 흐르던 물이 멈추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후 말씀대로 위에서 아래로 흐르던 물이 끊겼습니다.

마른 땅이 드러났습니다. 그 위로 사람들이 건너갑니다.

그것을 보고 있노라면 어깨에 멘 궤가 무거운 줄도 모릅니다.

약속이나 한 듯이 네 사람 모두 미소를 짓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