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정지선

한때 TV 프로에 “양심 냉장고”라는 것이 있었다.

신호가 정지 신호가 들어 왔을 때 모든 차선의 차가 다 정지선을 넘지 않고 설 경우

냉장고를 주는 프로였다.

이 프로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한 연출자(PD)의 삶의 경험에서였다.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밤 늦게까지 회의를 하다가 새벽 4시경에 집으로 돌아가던 중 그날 따라 유난히 신호등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평소 같으면 새벽 4시라 지나는 차도 없고 하면 빨간 불일 때 그냥 건널목을 건넜을텐데 그날은 그러지 않고 기다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호등이 바뀌는 것을 보고 건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신호등을 한 번 지켰을 뿐인데 기분이 굉장히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 순간 이거다 하고서 만들어진 것이 “양심 냉장고”프로였다는 것이다.

양심 냉장고가 방송을 타면서 정지선 지키기 붐이 일어났고 교통문화 수준이 향상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게 되었다.

나도 차를 급히 몰 때가 있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고자 하는 마음에서 소위 칼치기 운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내를 주행하다보니까 그렇게 급히 빨리 운전해 가더라도 결국에는 신호에 막혀 다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이후로는 시내 주행 때 가급적 가속을 하지 않으려 하고 있고 정지선을 지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내 마음도 차분해지고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의 삶에서도 정지선이라는 것이 있다.

그 정지선은 하나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정지선이다.

예를 들면, 에덴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의 열매를 다 먹어도 되지만 선악과는 먹지말라고 했다. 그 선악과가 바로 정지선이다.

정지선을 넘는 순간 죄를 짓게 된다. 어찌 선악과만 정지선이겠나?

보이는 정지선이 있는가 하면 보이지 않은 정지선도 무수히 많이 있다.

특히 이 보이지 않는 정지선을 지키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인생을 아름답게 또 멋있게 사는 사람이다.

넘어서는 안 될 정지선, 그 선을 지키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12.3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이후 매우 혼란스럽다.

정지선을 지키지 않은 결과가 아닐까 싶다.

모든 것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정지선 앞에서 멈춰서야 할 것 같다.

나부터.